- 보따리장수에서 SNS 창업까지... 70년 '여사장' 혁명의 비밀Culture1일전
오늘날 동네 상가를 둘러보면 분식집, 미용실, 네일숍, 애견숍, 수선집, 문구점 등 대부분의 작은 점포는 여성 사장님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연이 아닌 한국 경제사의 특수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김미선의 책 『여사장의 탄생』에 따르면, 여성 자영업자는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생계가 막막했던 시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저자는 이들을 '한국전쟁이 낳은 여사장'이라 정의했다. 당시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이 제한적이었고, 방 딸린 점포에서 자녀 양육과 가사를 병행할 수 있었기에 자영업은 여성들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1960-70년대에는 점포뿐 아니라 보따리를 이고 지고 가가호호 방문해 상품을 판매하는 여성 상인들도 많았다. '신앙촌 아줌마'라 불리던 옷 장사 아주머니들은 태산 같은 옷 보따리를 이고 다니며 가정에 방문해 판매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자녀를 키우는 여성 가장이었다. 시장에서도 야채, 고기, 생선, 건어물, 젓갈 등 대부분의 상점은 여성들이 운영했다.한국경제사학자 이종현은 자영업이 "한국 경제의 성장사 전반에서 실패의 비용을 흡수한 거대한 저수지의 역할"과 "잉여 노동력을 흡수해 실업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으며, "국가 주도의 시기에 제도권 밖에 방치된 시장에서 이들은 국가 경제의 모세혈관 기능"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1980년대 급속한 산업화로 여성들이 임금노동자로 대거 포섭되기 전까지, 여성의 자영업 비율은 임금노동보다 더 높았다.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기여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여사장'들에게 '여성답지 않다'며 배제와 차별로 대했다. 50-60년대 신문이나 영화에서 '여사장'은 돈만 밝히는 탐욕스럽고 드센 문제적 여성으로 재현되었고, 심지어 성적으로 타락한 여성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이는 경제적 능력을 가진 여성을 남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여긴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발현이었다.70년이 지난 지금, '여사장'의 현재는 어떨까? 여전히 대부분은 영세한 1인 사업자로 생계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변화는 "사장이 '되고픈' 요즘 청년 여성"들의 등장이다. 책방, 소품 숍, 미용 관련 숍, 카페 등에서 젊은 여성 사장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이들 젊은 여성들이 '여사장'을 꿈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를 구조적으로 해석한다.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삶과 일상, 미래, 가족 등이 자본, 권력, 국가와 같은 외부의 힘에 의해 좌우되거나 통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강하며", 페미니즘, 환경, 생태, 돌봄 등 대안적 삶의 방식과 가치를 실현하고자 자영업을 선택한다는 것이다.물론 이러한 선택의 배경에는 양극화와 젠더 불평등이 만든 노동 시장 내 차별이 있다. 남성 중심의 기울어진 노동판에서 착취당하며 돈을 버느니, "자신의 취미와 취향, 나아가 삶의 방식을 일에 반영"하는 '여사장'의 길을 택하는 것이다.젊은 여성들의 이러한 대안 추구가 노동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그리고 위기의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러나 비가시화되었던 여성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기여가 재평가받고, 청년 여성들에 의해 새로운 경제 주체로 발전할 가능성은 분명 기대할 만하다.
- 알록달록 한지등 아래서 찰칵! 원주 한지 문화제, 눈과 마음이 즐거워요Culture1일전
제27회 원주한지문화제가 오는 5월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원주한지테마파크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 축제는 어린이와 청소년 중심의 참여형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해 세대 간 따뜻한 공감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원주한지문화제위원회는 아이들이 축제의 주체가 돼 창의력을 발휘하고, 부모는 자녀의 성장을 지켜보며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핵심 프로그램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풀뿌리한지등'과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한지는 내 친구'다.'풀뿌리한지등'은 지역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50곳에 재학 중인 2천100여 명의 어린이가 직접 만든 한지등으로 축제 기간 동안 원주한지테마파크 밤을 환하게 밝힌다. 다년간 시민 참여형 상징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이 프로그램은 올해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주제로 설치돼 방문객들에게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한지는 내 친구' 프로젝트에는 지역 초·중학생 1천200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꽃'과 '희망'을 주제로 한지도화지에 그림을 그려 축제 현장에 전시하며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표현한다. 특히 이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한지도화지는 강원특별자치도무형문화재 제32호 장응열 원주한지장이 전통 방식으로 직접 제작한 것으로, 학생들은 미술 활동을 넘어 유서 깊은 원주한지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된다. 평원중학교를 비롯한 8개 학교가 참여해 축제 현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이선경 원주한지문화제위원장은 "어릴 적 축제에 참여했던 아이가 자라 부모가 돼 다시 자녀와 함께 축제를 찾는 모습은 원주한지문화제만의 특별한 풍경"이라며, "세대 간 화합을 이끄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원주한지문화제의 고유한 정체성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제27회 원주한지문화제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원주한지의 전통을 계승하고,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라벨 전곡부터 베토벤까지! 조성진의 특별한 한국 리사이틀Culture2일전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오는 6월과 7월, 전국 주요 도시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기획사 크레디아는 조성진이 6월 12일 인천을 시작으로 서울, 성남, 대구, 김해, 대전, 천안 등 전국 8개 도시에서 리사이틀 투어를 연다고 21일 밝혔다.이번 투어는 조성진이 최근 발매한 모리스 라벨 피아노곡 전집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일환으로 진행된다. 조성진은 프랑스 작곡가 라벨 탄생 150주년인 올해, 그의 모든 독주 피아노 작품과 피아노 협주곡을 담은 앨범을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발매하며 클래식계의 주목을 받았다.앨범 발매와 함께 조성진은 지난 1월부터 라벨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 투어를 이어오고 있다. 유럽과 북미의 주요 공연장에서 연주를 마친 뒤, 오는 6월 한국 팬들과의 만남을 위해 귀국한다.전국 리사이틀 일정은 6월 12일 인천 아트센터 인천을 시작으로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15일 성남아트센터,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20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21일 김해문화의전당에서 공연한다. 7월에는 2일 대전 예술의전당, 6일 천안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파리 국립 고등음악원에서 공부하며 프랑스 음악과 깊은 인연을 맺은 조성진은 라벨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라벨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연주할 때 악보 지시를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했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세부 사항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웠다”고 작업 과정을 회상했다.또한, 한 작곡가의 전곡을 녹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조성진은 “6일 동안 녹음했는데 모든 곡을 녹음하고 나니 라벨의 음악을 훨씬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것 같다”며 “이제야 그의 음악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이번 한국 리사이틀에서는 두 가지 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여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첫 번째 프로그램은 라벨 피아노 독주곡 전곡 12곡을 두 번의 인터미션을 포함하여 약 3시간에 걸쳐 연주하는 대장정이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리스트의 '에스테장의 분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5번 ‘전원’, 버르토크의 '야외에서', 브람스 피아노 소나타 3번으로 구성되어 라벨 외 다양한 시대 작곡가들의 명곡을 만날 수 있다.
- 반 고흐의 마지막 흔적 '나무뿌리', 주인 찾기 대소동Culture2일전
빈센트 반 고흐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나무뿌리'(Les Racines) 그림의 실제 모델이 됐던 나무뿌리를 둘러싼 소유권 분쟁이 프랑스에서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반 고흐가 생애 마지막 두 달을 보냈던 파리 외곽의 오베르 쉬르 우아즈시와 해당 나무뿌리가 있는 땅의 소유주인 마을 주민 세를랭제 부부가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분쟁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술 전문가들은 오베르 쉬르 우아즈 마을 길가에 드러나 있는 울퉁불퉁한 나무뿌리가 반 고흐가 1890년 사망 직전 그린 것으로 알려진 그림에 묘사된 것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나무뿌리는 2013년부터 세를랭제 부부가 소유한 땅 안에 자리하고 있었다.이 발견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마을에는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오베르 쉬르 우아즈시는 해당 나무뿌리가 "도로변 공공 부지에 속한다"고 주장하며 그해 9월 2일 도로 경계선 조정 명령을 내렸다. 나무뿌리의 공공 소유를 선언하며 관할권을 확보하려 한 것이다.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2023년 6월 1심 재판부에 이어 지난 3월 18일 열린 2심 재판부 모두 세를랭제 부부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이 나무뿌리는 공공 도로의 부속물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명시하며 시의 주장을 일축했다.그러나 오베르 쉬르 우아즈시 측은 이번 패소에도 불구하고 법적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가 "사적 이익에 맞서 주민들의 공익을 지켜야 한다"며 소유권 분쟁이 아직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시는 대법원 상고 등 향후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한편 법원 판결로 소유권을 인정받은 세를랭제 부부는 현재 이 나무뿌리를 활용한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부는 '반 고흐 뿌리의 미스터리'라는 이름으로 유료 가이드 투어를 운영하며 관광객들에게 나무뿌리와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또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 반 고흐 유럽 재단과 협력해 나무뿌리 보호 및 장소 개선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반 고흐의 마지막 예술 혼이 담긴 장소로 밝혀진 나무뿌리를 둘러싼 사적 소유권과 공적 이익 사이의 갈등이 프랑스 법정에서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과학이 밝힌 자연의 힘.."병실 창밖 풍경이 생존률 높인다"Culture5일전
도시의 아침은 분주하다.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쫓기듯 출근길에 오르며, 교통 체증과 소음 속에 하루를 시작하는 풍경은 이제 일상이 됐다. 그러나 그런 일상의 틈을 비집고 새소리가 들려올 때면,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어도 몸이 먼저 반응한다. 어깨의 긴장이 풀리고, 숨결이 조금은 부드러워진다. 단순한 기분 탓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이 감각은 인간이 자연과 맺어온 깊은 관계에서 비롯된 ‘생존의 언어’일 수 있다.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생물학과에서 생물다양성을 연구하는 캐시 윌리스 교수는 이러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자 방대한 자료를 탐독했고, 그 결과를 책 《초록 감각》으로 펴냈다. 이 책은 인간의 오감이 자연에 얼마나 민감하고 정교하게 반응하는지를 입증한 탐험의 기록이다. 단순한 감성이 아닌, 생리적이고 신경과학적인 증거들을 통해 자연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소개한다.자연의 소리가 통증을 줄여준다는 주장은 감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연구로 뒷받침된다. 이란의 한 연구팀은 중환자실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환자들에게 헤드폰을 씌우고 90분 동안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 경우와 아무 소리도 들려주지 않는 경우로 나눈 후, 30분 간격으로 통증 수치를 측정했다. 진통제나 진정제는 사용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처음엔 모든 환자가 유사한 통증을 호소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의 소리를 들은 그룹의 통증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비슷한 맥락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새소리, 빗소리, 강물 소리, 폭포 소리, 정글 소리를 들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수술 후 통증을 훨씬 적게 느꼈다. 캐나다 칼턴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한 다른 실험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자연의 소리를 들은 그룹은 도시의 소리를 들은 그룹이나 무음 상태의 그룹보다 통증, 심박수, 혈압, 불안 수치에서 평균 1.8배 개선된 상태를 보였다. 특히 자연의 소리가 복잡하고 다양한 경우 효과는 더 컸다. 자연이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시각과 후각 역시 자연과의 상호작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병원 병실 창문 너머로 나무가 보이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무려 세 배나 빠르게 회복되었으며, 자연 풍경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생리적 안정감이 증가하는 현상이 여러 차례 관찰됐다.후각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미 향기는 운전자의 감정을 진정시키고, 편백나무와 노간주나무의 향기는 인체의 면역 기능 중 하나인 NK세포(자연살해세포)의 수치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향기 입자가 혈류에 직접 작용해 신체 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윌리스 교수는 후각이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건강 효과를 얻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경로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그는 현대 의료 시스템에서 자연과의 접점을 처방하려는 시도가 존재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시각에 치우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이나 NGO 등에서는 자연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활동과 공간을 의료진이 안내하도록 돕고 있지만, 식물의 향이나 환경 미생물군 등 특정한 자연 요소는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야말로 후각과 같은 감각을 통해 인간의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개체로 주목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다.《초록 감각》은 인간이 자연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만지고, 느끼는 모든 감각이 단순한 취향이나 문화의 산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가 자연을 ‘좋아하는’ 이유는 진화적으로 각인된 생존 본능이며, 그 본능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도시의 일상 속에서도 자연을 향한 감각을 일깨우는 것, 그것이 곧 건강과 연결된다는 과학의 메시지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 연극 덕후들 심장 박동 UP! 46회 서울연극제, 5월에 개봉 박두Culture5일전
올해 46회를 맞이한 서울연극제가 '연(緣), 극으로 잇다'라는 따뜻한 슬로건을 내걸고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61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서울연극제는 대학로 일대를 비롯한 서울시 전역에서 펼쳐지는 서울 지역 최대 규모의 연극 축제로, 연극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모으고 있다.서울연극협회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서울연극창작센터가 후원하는 서울연극제는 1977년 '대한민국연극제'로 시작하여, 동시대의 예술성과 화제성을 겸비한 연극들을 선보이며 한국 연극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제46회 서울연극제'의 화려한 개막식은 오는 5월 7일 오후 5시, 서울연극창작센터 서울씨어터 제로 극장에서 개최된다. 배우 김선영과 유영재가 사회를 맡아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개막식은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다양한 축하 공연으로 꾸며진다. 참여 단체들의 포토존 촬영과 인터뷰, 브라스밴드 공연 등 사전 행사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오후 4시 30분부터 브라스밴드 웨이브라스의 사전 공연과 성북초등학교 재학생으로 구성된 성북꿈트리 합창단의 본 행사 축하 공연이 펼쳐져 '연(緣), 극으로 잇다'라는 슬로건의 의미를 더욱 깊게 새길 예정이다.개막식에서는 '제46회 서울연극제'의 공식 선정작 8편과 자유 경연작 30편을 소개하는 순서도 마련된다.공식 선정작으로는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이방인', 톰스나웃시어터컴퍼니의 '산재일기', 극단 배다의 '원칙', 극단 비밀기지의 '카르타고', 공연창작소 공간X홧김에 박문수 프로젝트의 '은의 밤', 창작집단 상상두목의 '이상한 나라의, 사라', 네버엔딩플레이의 '관저의 100시간', 극단 불의전차의 '장소'까지 총 8편이 무대에 오른다. 각 작품은 독창적인 연출과 깊이 있는 메시지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자유 경연작으로는 극단 가교의 '단지 화음을 내고 싶었는데', 극단 무아지경의 '죽음과 소녀', 극단 단잠의 '오셀로-두 시대'를 시작으로 6월 30일까지 서울 전역에서 총 30편의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다. 실험적이고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번 서울연극제에서는 새로운 시도로 서울연극제 예술위원회 초이스 섹션이 마련되어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극단 이루의 '지금이야, 정애씨!', 극단 소년의 '우리 노래방가서 얘기 좀 할까', 극단 문지방의 '하붑' 총 3편의 작품이 선정되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또한 해외 교류 공연 섹션에서는 청년단의 'S고원에서'가 소개되어 국제적인 연극 흐름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이 밖에도 이번 서울연극제는 주제인 '잇-닿다'를 활용한 다채로운 참여형 부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뵈뵈 시각예술 아티스트 단체전 '잇-닿다 뵈뵈 전시회', 팝업 북 전시 '꽃, 당신 활짝 피어나다', 사진작가들의 '공연 사진 전시회', 정식 공연이 되지 못한 무대를 위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 연극인들의 컵차기 대회 '천하 제일 컵차기', 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연극을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이번 서울연극제는 단순히 연극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예술과 시민이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61일간 펼쳐지는 다채로운 프로그램 속에서 연극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 한국인 99%가 모르는 '공생공락'의 비밀? 2025 공예주간에서 밝혀진다!Culture6일전
국내 최대 규모의 공예 축제인 '2025 공예주간(Korea Craft Week 2025)'이 오는 5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전국 곳곳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행사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이하 공진원)이 주최하며, 공예를 통해 일상의 즐거움을 나누는 축제의 장이 될 전망이다.공진원이 발표한 올해의 슬로건은 '공생공락共生工樂(Living Together, Craft Together)'으로, 공예와 함께 우리의 일상을 즐겁게 생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공예가 단순한 창작물이 아닌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문화적 요소임을 강조하는 메시지다.2018년 첫 발걸음을 내딛은 공예주간은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와 내용이 풍성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거점도시 제도를 운영하여 지역 공예의 특색을 살린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2025년 거점도시로는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등 총 3개 도시가 선정되었다.각 거점도시에서는 지역 특유의 공예문화와 자산을 활용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강원 고성군은 전통 목공예와 해양 문화를 접목한 프로그램을, 전북 부안군은 지역 특산물인 누에와 연계한 실크 공예 체험을, 전주시는 한지와 전통 공예의 현대적 재해석을 주제로 한 전시와 체험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들 거점도시에서는 공예주간 기간 동안 지역 공예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 직접 공예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지역 공방과 문화시설을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각 지역의 특색 있는 공예 문화를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공예주간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행사는 5월 16일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KCDF갤러리에서 진행된다. 개막식과 함께 기획프로그램 공모에서 선정된 유무형연구소의 기획전시 '미래공예'가 공개되며 축제의 서막을 올린다. '미래공예' 전시는 전통 공예 기법과 현대 기술의 융합을 통해 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품들로 구성될 예정이다.공진원 관계자는 "공예주간은 공예가와 일반 시민들이 함께 공예의 가치를 나누고 즐기는 축제"라며 "올해는 특히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지역 공예의 특색을 살린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공예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공예주간 기간 동안 전국 각지의 공방과 갤러리, 박물관에서도 연계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자세한 프로그램과 참여 방법은 공예주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돗자리 펴고 힐링! 청주 피크닉 콘서트, 무료로 즐기는 최고의 휴식Culture6일전
따뜻한 햇살과 싱그러운 바람이 함께하는 5월, 청주시가 시민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바로 시립예술단과 함께하는 '피크닉 콘서트'다. 올해로 3회차를 맞이하는 피크닉 콘서트는 5월 2일부터 3일간 문화제조창 잔디광장에서 펼쳐진다.피크닉 콘서트는 이름 그대로 돗자리를 펴고 앉아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축제다. 별도의 예약 없이 당일 현장 선착순으로 입장하면 누구나 무료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만끽할 수 있다. 넓은 잔디광장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일이다.이번 피크닉 콘서트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들과 뮤지컬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그룹 코요태, 독특한 콘셉트와 에너지 넘치는 무대로 유명한 노라조, 국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국악밴드 억스(AUX)가 출연하여 축제의 열기를 더할 예정이다. 또한, 뮤지컬계의 디바 최정원, 홍지민, 전수경이 환상적인 가창력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다.피크닉 콘서트에는 청주시립예술단도 함께 참여하여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립 무용단은 아름다운 몸짓으로 감동을 선사하고, 시립 국악단은 전통 음악의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시립 합창단은 아름다운 하모니로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고, 시립 교향악단은 웅장한 선율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피크닉 콘서트는 특정 연령층이나 취향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다. 신나는 대중음악부터 아름다운 클래식, 흥겨운 국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준비되어 있어 누구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잔디광장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다.만약 행사 기간 중 비가 내린다면 공연 장소는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으로 변경된다. 실내 공연장에서도 피크닉 콘서트의 열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예정이다. 공연 장소 변경 여부는 청주시 홈페이지 또는 시립예술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될 예정이다.청주시는 이번 피크닉 콘서트가 시민들에게 잊지 못할 즐거움을 선사하고, 문화 예술을 통해 더욱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뜻한 봄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문화제조창 잔디광장에서 펼쳐지는 피크닉 콘서트에 참여하여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 청주시는 앞으로도 시민들이 문화 예술을 더욱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피크닉 콘서트는 단순한 음악 축제를 넘어, 청주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시민들은 피크닉 콘서트를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문화 예술을 즐기며 삶의 활력을 얻고, 지역 예술가들은 자신의 재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청주시는 앞으로도 피크닉 콘서트를 더욱 발전시켜 청주의 대표적인 문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청주시는 피크닉 콘서트 외에도 다양한 문화 예술 사업을 추진하며 문화 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공연, 전시, 축제를 개최하고, 문화 시설을 확충하며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청주시는 문화 예술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도시의 매력을 높여나갈 것이다.
- 왕의 혼 돌아오다…종묘 정전 환안제, 155년 만에 웅장한 행렬Culture7일전
조선 왕실의 숨결이 깃든 종묘 정전이 노후화된 목재와 균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대적인 수리 작업을 마치고, 5년 만에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국가유산청은 오는 20일, 종묘 정전을 일반에 공개하며, 창덕궁에 임시로 모셔졌던 조선 왕과 왕비의 신주를 본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종묘 정전 환안제 및 준공기념식'을 성대하게 개최한다고 밝혔다.종묘 정전은 1395년 태조 이성계가 창건한 이래 6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왕실 제례가 끊임없이 이어져 온 역사적인 공간이다. 한국 전통 건축의 정수로 평가받으며 1985년 국보로 지정되었으나, 구조적 균열, 기와 탈락, 목재 노후화 등 지속적인 문제에 직면해왔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5년에 걸쳐 전통 건축 기법과 현대 과학 기술을 융합한 대규모 수리를 진행했다.이번 수리는 1991년 이후 약 30년 만에 이루어진 대대적인 공사로, 정전 앞 시멘트 모르타르를 제거하고 수제 전돌을 깔아 고풍스러운 멋을 더했다. 또한, 공장제 기와를 모두 걷어내고 장인들의 손길로 제작된 수제 기와로 교체하여 종묘 정전의 역사적 가치를 더욱 높였다.수리 완료와 함께, 2021년부터 창덕궁 구 선원전에 임시 봉안되었던 신주를 다시 종묘 정전으로 모셔오는 환안제가 20일 웅장하게 거행된다. 특히, 이번 환안제를 위해 헌종 대 제작된 '종묘영녕전증수도감의궤'를 바탕으로 장인들이 특별히 제작한 신여, 신연, 향용정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환안 행렬은 창덕궁 금호문 앞에서 출발하여 광화문, 세종대로, 종로를 거쳐 종묘까지 약 3.5km 구간을 장엄하게 행진한다. 사전 모집된 200명의 시민 행렬단을 포함하여 총 1,100명이 행렬에 참여하여 그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전국에서 확보한 총 28기의 가마가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보기 드문 장관을 연출할 것이라고 밝혔다.환안 행렬이 종묘에 도착한 후, 오후 6시 30분부터는 종묘 정전에서 고유제와 준공기념식이 이어진다. 고유제는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주관 아래 200여 명이 참여하여 전통 절차에 따라 엄숙하게 진행된다. 준공기념식에서는 수리 과정을 담은 영상 상영과 함께 약 60명의 무용수가 펼치는 특별 공연이 준비되어 있어, 종묘 정전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감동적인 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종묘 정전의 공개와 환안제는 600년 역사를 간직한 종묘 정전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종묘 정전을 비롯한 주요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
- 스페인 '광기 예술 서울 상륙..해외초청작 '사랑의 죽음'Culture8일전
국립극장은 오는 5월 2일부터 4일까지, 스페인의 예술가 안헬리카 리델의 첫 번째 내한 작품인 해외초청 연극 '사랑의 죽음. 피비린내가 떠나지 않아. 후안 벨몬테(Liebestod. El olor a sangre no se me quita de los ojos. Juan Belmonte)'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작품은 리델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그만의 철학과 감성을 담아낸 강렬한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안헬리카 리델은 스페인 출신의 작가이자 연출가, 배우로 활동하는 예술가로, 그의 연극은 인간 존재와 예술의 본질에 대한 깊은 탐구를 특징으로 한다. 리델은 인간의 위선과 합리적 이성의 질서를 강하게 비판하며, 예술을 통해 관객에게 불편함과 충격을 주고, 외면하고 싶은 진실을 마주하게 한다. 이러한 접근은 그가 만든 작품마다 강렬한 미장센과 자기희생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관객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사랑의 죽음'은 벨기에 엔티겐트 극장 상주 예술가이자 연출가 밀로 라우가 기획한 연극 역사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2021년 아비뇨 페스티벌에서 초연됐다. 이 작품은 스페인의 전설적인 투우사 후안 벨몬테와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Liebestod(사랑의 죽음)'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리델은 두 가지 소재를 자신만의 예술적 시각으로 결합하며, 인간 존재와 예술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는 "후안 벨몬테가 투우를 하듯, 내가 연극을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작품에 대해 "사랑에 빠진 불멸의 여인이 스스로 제물로 바치는 희생제"라고 설명했다.리델의 예술은 단순히 공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작품은 끊임없이 인간 본질과 예술적 진리를 탐구하며, 관객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랑의 죽음'에서 리델은 잔혹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이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작품에 담고 있다. 제목에 등장하는 '피비린내가 눈을 떠나지 않아'는 영국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이 고대 그리스 비극 시인 아이스킬로스의 한 시행을 변형해 자주 사용했던 문구에서 차용한 것으로, 리델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현대미술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미장센이다. 노란빛의 광활한 투우장을 연상시키는 무대 위에는 거대한 황소 오브제와 소의 사체 등 전위적인 시각 요소들이 등장해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자아낸다. 이와 함께 오페라와 대중음악 등 강렬한 배경음악이 관객의 청각을 자극하며, 작품의 몰입감을 한층 더 높인다.리델은 자신의 예술에 대해 "나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과 명예가 아니라 오직 관객이며, 그것이 내 인생의 구원"이라며, "관객이 작품을 받아들이고 그 깨달음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나는 엄청난 만족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객과의 교감을 중요시하며, 작품을 통해 관객이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이번 공연은 스페인어로 진행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이는 다양한 관객들이 작품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또한, 공연이 끝난 후에는 작품의 프로듀서이자 출연배우인 구메르신도 푸체와 출연배우 파트리스 르 루직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이 시간을 통해 관객들은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고, 리델의 예술적 철학에 대해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안헬리카 리델의 연극은 그동안 유럽을 중심으로 큰 주목을 받아왔으며, 그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한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이번 기회는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국립극장은 리델의 예술을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깊은 사고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오페라 ‘파우스트’, 악마도 놀랄 무대로 주목Culture9일전
서울시오페라단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 오페라 ‘파우스트’(4월 10~13일 공연)는 고전 오페라에 연극적 요소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의 대표작인 ‘파우스트’는 독일 작가 괴테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오페라로, 이번 공연에서는 노년의 파우스트 역에 원로 배우 정동환을 캐스팅해 연극의 색채를 더욱 짙게 입혔다. 정동환은 과장된 무대 발성과 깊은 감정선을 통해 파우스트의 회한과 욕망을 독백 형식으로 풀어냈으며, 그의 등장과 함께 무대는 오페라가 아닌 연극처럼 전개되기도 했다.특히 관객의 눈길을 끈 점은 한국어 대사와 프랑스어 성악이 공존하는 실험적인 형식이었다. 배우는 한국어로 대사를 이어가고, 성악가들은 프랑스어로 노래하는 방식으로, 언어의 이중 구조가 무대 위에서 긴장감과 몰입을 동시에 자아냈다. 이는 전통적인 오페라 형식에서 벗어난 ‘오플레이’(O’Play)라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새로운 시도이자, 보다 쉽게 오페라를 접하도록 관객의 문턱을 낮추려는 의도였다.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관객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한 50대 관객은 “지금까지 본 오페라 중 가장 이해하기 쉬웠고,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으며, 음악평론가 이용숙은 “연극적 장치를 통해 오페라 초심자도 극의 흐름을 따라가기 쉬운 연출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극 요소가 다소 과해 오페라의 음악적 흐름이 끊긴다는 지적도 있었다. 음악과 연극이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다소 충돌한 지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이다.무대 디자인 역시 이색적이었다. 피라미드 형태로 쌓아 올린 무대 위에 ‘젊음’, ‘고독’, ‘신’, ‘악마’ 등의 키워드를 새겨 바벨탑을 연상시키는 장치를 활용했고, 이는 주인공 파우스트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장치로 해석됐다. 양쪽에서 천천히 쏟아지는 모래는 무용지물이 된 지식과 인생의 허무를 암시했으며, 이와 함께 등장한 외계인 콘셉트의 무용수들이 선보인 ‘악마들의 춤’은 무대 위 상징성을 한층 강화시켰다.음악적 중심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이 맡았다. 노련한 연기와 중후한 음색으로 악마 메피스토 역을 소화한 그는 무대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독일에서 ‘궁정가수(Kammersänger)’ 칭호를 받은 세계적인 성악가인 그는 이번 무대로 10번째 파우스트 공연을 기록했으며,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와 깊이 있는 음색으로 극 전체를 안정감 있게 이끌었다. 지휘는 이든이 맡았다. 그는 2022년 대구에서 ‘콘서트 오페라 파우스트’를 선보인 경험을 살려 풍부한 색채감의 사운드를 구현해냈으며,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를 통해 무대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이번 ‘파우스트’는 고전 오페라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해석을 과감하게 시도한 작품이었다. 연극과 오페라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 형식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오페라의 문을 처음 두드리는 관객에겐 보다 친절한 안내서가 되었고, 전통 속 새로움을 추구하는 시도로서 의미 있는 무대였다.
- "디지털 시대에 종이책은 죽었다?" 강애란이 밝히는 책의 미래Culture9일전
"책은 사유의 장치이자 감각의 매체다." 이 말은 '빛이 나는 책'을 만들어 온 미디어 작가 강애란 이화여대 서양화과 교수의 예술 철학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지난 40년간 작업 궤적을 총망라하는 대규모 전시가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수림큐브에서 열린다.유아트랩서울이 주최하는 강애란 작가의 개인전 '사유하는 책, 빛의 서재: 강애란 1985–2025'는 오는 17일부터 5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 시대의 예술과 기억, 여성성과 책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작가의 작업세계를 폭넓게 아우른다. 특히 '라이팅북'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설치는 예술성과 기술적 실험을 결합한 새로운 전시 형식으로, 관람객들이 빛과 공간으로 구현된 서사 속을 유영하듯 경험할 수 있게 한다.수림큐브의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40년 작업 흐름에 맞춰 총 7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미러 효과를 통해 천장과 바닥으로 확장된 설치물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흐리며, 마치 책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독특한 몰입감을 선사한다.전시는 작가의 예술 여정을 시간순으로 따라가는 구성이다. 지하 1층에는 1980~1990년대 사이 제작된 석판화와 보따리 주조(casting) 연작 등 초기작업이 전시된다. 이 시기 작품들은 강애란 작가가 예술적 정체성을 형성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1층은 2016년 이후 발표된 라이팅북(Lighting Book) 시리즈와 VR 설치, 인터랙티브 미디어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 공간에서는 디지털 기술과 예술의 결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다. 빛을 발하는 책들은 단순한 정보 전달 매체를 넘어 감각적 체험의 대상으로 변모한다.2층은 미디어 캔버스 페인팅(Media Canvas Painting), 하이퍼북(Hyper Book), 영상 설치 등 책과 기술의 인터페이스 실험이 펼쳐진다. 전통적인 회화와 첨단 디지털 기술의 결합은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3층은 라이팅북과 강애란의 자전적 아카이브를 통해 책의 존재론적 확장을 사유하는 공간으로 연출된다. 이곳에서는 1986년부터 2025년까지의 다양한 자료와 작품들을 통해 작가의 사유 과정과 작품 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정면의 가장 큰 벽에는 20세기 한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삶을 살았던 근현대사의 여성들(나혜석, 김일엽, 최승희, 윤심덕, 위안부 등)의 책을 다루는 작품이 전시된다. 이 작업은 이들의 삶의 궤적과 그에 대한 사유를 책이라는 매체로 재구성해 여성 주체들의 존재와 목소리를 시각적으로 되살려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전시를 기획한 유아트랩서울의 이승아 큐레이터는 "강애란 작가는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기억과 역사, 여성성과 기술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며 "이번 전시는 단순한 회고전을 넘어 디지털 시대에 책이라는 매체가 갖는 의미와 가능성을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이 직접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책이 가진 다층적 의미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빛으로 구현된 책의 세계는 우리에게 지식과 정보를 넘어선 감각적 경험과 사유의 확장을 선사할 것이다.
- KAIST, 우주로 음원 송출.."우주에 울려퍼진 K-POP"Culture12일전
한국의 선율이 우주를 향해 울려퍼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인 이진준 교수와 글로벌 아티스트 지드래곤(권지용)이 협업한 '우주 음원 송출 프로젝트'가 9일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고 10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KAIST 우주연구원에서 진행되었으며,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융합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이번 프로젝트는 KAIST와 갤럭시코퍼레이션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AI 엔터테크 연구센터'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이 연구센터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목표로 하며, 이번 프로젝트는 그 첫 번째 성과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지드래곤의 메세지와 음원을 우주로 송출하는 것이다. 지드래곤은 KAIST 기계공학과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의 음원 '홈스윗홈(HOME SWEET HOME)'이 우주로 송출되었다.이번 실험은 과학기술, 예술, 대중음악이 결합된 형태로 진행되었으며, '인간 내면의 우주를 외부 우주로 확장하는 감성적 신호'를 주제로 한 콘텐츠였다. 지드래곤의 홍채 이미지는 AI를 통해 증강되어, 고유성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내면의 창으로 표현되었다. 또한 그의 신곡 '홈스윗홈'은 감성의 진동을 담은 오디오 메시지로 변환되어 우주로 송출되었다. 이를 통해 개인의 내면 우주가 지구 밖 우주로 전파되는 상징적 퍼포먼스가 이루어졌다. 프로젝트는 KAIST 우주연구원이 개발한 차세대 소형위성을 통해 우주로 송출되었으며, 이는 미디어아트와 과학기술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세계 최초의 실험이었다. 현장에서는 이진준 교수의 시네마틱 미디어아트 작품 'Iris(아이리스)'도 상영되었다. '아이리스'는 지드래곤의 홍채 이미지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영상 작품으로, 에밀레종의 종소리 데이터를 사운드로 결합하여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감성적 예술경험을 제공했다.이 프로젝트는 KAIST TX랩과 이진준 교수의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되었으며, 홍채, 심박, 뇌파 등 생체데이터 기반의 뉴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였다. 이진준 교수는 이번 작품에서 홍채를 '영혼의 거울'로 비유하며, 지드래곤의 시선을 따라 인류의 내면과 무한한 우주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주는 기술의 영역인 동시에 상상력과 감성의 무대"라며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강조했다.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CHO는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를 "지드래곤의 음악이 우주로 향하는 첫 번째 항해를 시작했다"며, "음악을 인류의 유산으로 남기고 우주와 소통을 시도하는 중요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번 프로젝트가 "비틀스와 비견될 음악 역사의 새 장을 여는 기념비적인 퍼포먼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KAIST 우주연구원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위성기술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며, 과학이 대중과 연결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KAIST는 새로운 상상력과 도전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곳"이라며, "과학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이번 프로젝트처럼 창의적인 연구가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기술적인 성과를 넘어서,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적인 접근을 보여주었다. 우주로 송출된 음원과 영상은 과학기술과 예술의 만남이 만들어낸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로, 인류의 내면과 우주를 연결하려는 혁신적인 시도로 기록될 것이다.
- 한국 리얼리즘 사진 거장의 작품, 빈에서 세계 최초 공개Culture14일전
서울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담은 사진전 'Mega Seoul 8 Decades 서울에서 살으렵니다'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되어 현지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주오스트리아한국문화원은 뮤지엄한미와 손잡고 오는 7월 11일까지 이 특별한 전시를 선보인다고 밝혔다.이번 전시는 뮤지엄한미가 2012년 기획한 동명의 전시를 바탕으로, 광복 80주년과 오스트리아 제2공화국 수립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더해 현지 관객의 시각에 맞춰 재구성되었다. 격동의 시대를 거쳐온 서울의 모습을 국내 원로, 중견, 신진 사진작가 12명의 다양한 시선으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전시는 한국전쟁의 상흔부터 눈부신 경제 성장,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 그리고 급격한 도시화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울이 겪어온 80년간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서울의 다채로운 면모는 각기 다른 감성과 시각을 지닌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다층적으로 표현된다.특히, 한국 초창기 리얼리즘 사진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이형록 작가의 작품이 이번 전시를 통해 해외에 처음으로 공개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그의 작품은 전쟁 직후의 서울 서민들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내어 깊은 감동을 자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형록 작가 외에도 홍순태, 한정식, 김기찬, 이갑철, 구본창, 방병상, 안세권, 금혜원, 김태동, 박찬민, 송영숙 등 한국 사진계의 거장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임진홍 주오스트리아한국문화원 원장은 "이번 기획전은 서울이 거쳐온 역사적 변천과 다층적인 매력을 오스트리아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세대의 사진작가들이 담아낸 작품을 통해 서울의 역사와 변화를 더욱 깊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이번 전시는 단순한 사진 전시를 넘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오스트리아에 소개하고 양국 간의 문화 교류를 증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서울의 이야기가 오스트리아 관객들에게 어떤 울림을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연인은 바뀌어도 엄마는 영원하다'는 퀴어 소설가Culture14일전
문학동네소설상 30회 수상작 '어둠 뚫기'의 작가 박선우의 소설은 성소수자(게이) 주인공이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퀴어 소설로 분류되지만, 기존 퀴어 소설과는 확연히 다른 접근법을 보여준다.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은폐되어 왔던 성소수자들은 최근 들어 소설,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에서 더 자주 등장하며 대중에게 점차 익숙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박 작가의 소설 속 성소수자는 기존 미디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테레오타입에서 벗어나 있다. 그의 주인공은 밤새 클럽에서 춤추는 모습이나 '여자 사람 친구'와의 과장된 우정을 보여주지 않는다."외모를 치장하는 일에 집중하지도, 매번 새로운 남자와 사랑을 하지도 않아요. 그저 일상에 천착해 살아가는 게이도 많습니다. 그들에게는 목소리가 없었어요. 그들의 목소리가 되고 싶었죠."박 작가의 주인공은 책을 편집하는 평범한 노동자이자, 글을 쓰는 작가이며, 독자이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러한 접근은 성소수자를 특정 이미지로 고착시키는 기존 미디어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다.'어둠 뚫기'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주인공이 남성에 대해 가지는 복잡한 감정이다. 소설 속에서 남성은 연애 대상인 동시에, 사회에서 주인공을 배제하고 차별하는 군대 선·후임이자 또래 집단이며, 잠재적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존재로 다층적으로 그려진다. 박 작가는 "게이를 하나의 모습으로 정형화시키지 못하도록 평범하면서도 다면적으로 그리려고 했다"고 설명한다.이 소설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은 주인공과 그의 어머니 사이의 관계다. 작가는 집요하게 주인공의 곁에 어머니를 배치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갈등하면서도 서로를 떠나지 못하는 관계를 유지한다. 주인공은 어머니의 생활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성적 정체성과 우울증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어머니가 이를 부정하면 잠시 물러났다가 다시 꺼내는 패턴이 반복된다."엄마는 가장 밀접한 관계의 타인이에요. 연인은 대체가 돼도 엄마는 영원히 대체할 수 없는 존재죠. 엄마가 학교나 직장에서 힘든 일 있으면 얘기하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게이로 사는 것도 만만치 않거든요. 그 얘기를 하고 싶은 거죠."박 작가의 이런 접근법은 성소수자 캐릭터를 단순히 '퀴어'라는 정체성으로만 규정짓지 않고, 가족 관계, 직업, 일상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한국 문학계에서 퀴어 서사가 보다 다양하고 풍부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등단 8년 차, 두 권의 소설집과 첫 장편소설을 출간한 박 작가에게 앞으로의 포부를 묻자 그는 의외로 담담한 대답을 내놓았다."예순, 일흔이 돼서도 계속 쓰는 게이 소설가가 되고 싶어요. 지금 제게 그런 선생님이 계시면 물어보고 싶은 게 많거든요. 그때 혹시 궁금한 게 있는 젊은 소설가가 있다면 제가 답해주고 싶어요."이 한 마디에는 한국 문학계에서 성소수자 작가로서의 롤모델이 부재한 현실과, 그 자신이 미래 세대를 위한 이정표가 되고자 하는 소망이 담겨있다. 박선우의 '어둠 뚫기'는 단순한 퀴어 소설을 넘어, 한국 사회와 문학계에서 성소수자의 목소리가 어떻게 더 다양하고 진정성 있게 표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림 여행, 의겸 스님과 함께 떠나요Culture15일전
조선 후기 불화의 대표적인 화승(畵僧) 의겸 스님의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은 4월 8일부터 7월 9일까지 '화승 의겸, 예술로 수행하다'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의겸 스님의 40여 년에 걸친 화업(畫業)을 통해 그의 예술적 성취와 수행자로서의 삶을 깊이 있게 조명하고, 조선 후기 불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의겸 스님은 1713년부터 1757년까지 전국 사찰을 다니며 수많은 불화를 제작했다. 그의 작품은 섬세한 필선과 담백한 색채, 그리고 깊은 영성이 담긴 표현으로 높이 평가받으며, 현재 다수가 국가지정문화재(국보, 보물)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스님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기술자를 넘어, 불화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중생을 교화하는 수행자로서 존경받았다.이번 특별전에서는 의겸 스님의 예술 세계를 총망라하는 성보 총 20건 47점을 선보인다. 그중에는 국보 3건, 보물 7건, 유형문화재 1건 등 국가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되어 전시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 특히, 최근 국보로 승격된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4월 9~22일 전시)와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5월 20일6월 29일 전시)는 의겸 스님의 뛰어난 기량과 예술적 감각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다.또한 조선시대 관음보살도의 정수로 손꼽히는 여수 흥국사 '관음보살도'(보물)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관음보살도'(보물) 등 의겸 스님의 다양한 작품들을 함께 전시하여 관람객들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의겸 스님의 작품 세계를 시대별, 주제별로 비교 감상하며 그의 예술적 변천 과정을 엿볼 수 있다.이번 특별전은 대한불교조계종이 4월과 5월을 '불교의 달, 마음 평안의 달'로 지정하고 개최하는 다양한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국제불교박람회,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연등회, 국제선명상대회 등과 함께, 이번 전시는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국민들에게 마음의 평안을 선사하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조계종은 "의겸 스님의 작품을 통해 불교 미술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나아가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많은 분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의 평안을 얻고,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이번 전시는 불교 신자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조선 후기 불화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 담긴 깊은 의미를 발견하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전시 관람을 통해 의겸 스님의 예술혼을 느끼고, 우리 전통문화의 찬란한 빛을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 '소리의 성지' 파주 ‘콩치노 콩크리트’..레전드 스피커로 감성 충전Culture16일전
최고의 음악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악기는 공연장이다. 레너드 번스타인은 보스턴심포니홀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베를린 필하모니를, 구스타프 말러는 빈 무지크페라인을 자신의 악기로 여겼다. 이들은 최고의 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에서 연주하며 음악의 깊이를 더했다. 이제는 거장들의 생생한 연주를 들을 수 없지만, 아날로그 음향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공간이 있다.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파주의 ‘콩치노 콩크리트’다. 콩치노 콩크리트는 24m 높이의 노출 콘크리트 건물로, 빈티지 스피커 전용 공간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입구를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한쪽 벽을 차지한 두 대의 대형 스피커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하나는 1930년대 미국 웨스턴일렉트릭의 ‘M2’, 다른 하나는 독일 클랑필름의 ‘유로노 주니어’다. 두 스피커 모두 20세기 초 극장과 공연장에서 사용되던 최고급 스피커로, 이곳에서는 클래식과 재즈를 번갈아 가며 들려준다. 선곡은 특정한 기준 없이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달라진다. 이날 오후에는 1978년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녹음한 그리그의 ‘페르 귄트’가 공간을 채웠다. 이곳을 만든 사람은 치과의사 오정수 원장이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세종문화회관과 용산전자상가를 드나들며 고급 오디오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1980년대 후반, 막노동을 하며 모은 500만 원으로 영국 로저스의 스피커 ‘LS3/5A’를 중고로 구입하며 본격적인 컬렉션을 시작했다. 당시 서울 변두리의 작은 주택을 살 수 있을 정도의 거금이었지만, 중고 스피커는 전원을 켜자마자 고장 나버렸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는 대신 더 좋은 스피커의 소리를 듣겠다는 열망을 키웠다. 최신 하이엔드 스피커도 접해봤지만, 결국 따뜻하고 편안한 소리를 내는 빈티지 스피커가 더 큰 매력을 느끼게 했다. 현재 콩치노 콩크리트의 중심이 된 두 대의 스피커를 들여온 것은 20여 년 전이다. 이 과정에서 독일 정부가 유로노 주니어를 한 달간 압류하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인해 많은 극장이 파괴되면서, 이 같은 스피커의 수량이 급감했고 독일에서는 이를 문화재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오 원장은 이 스피커를 여럿과 함께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40년 넘게 모아온 LP 앨범 1만여 장과 함께 콩치노 콩크리트가 탄생했다. 그는 “20세기 중반 제작된 음반들은 실제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던 공간의 규모에 맞춰 녹음된 것이라 넓은 공간에서 감상해야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건물 설계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디자인한 민현준 홍익대 교수가 맡았다. 그는 음향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2층과 3층을 터서 층고를 9m까지 확보했다. 이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퍼지면서도 흩어지지 않는 최적의 높이로 설계된 것이다. 콘크리트 내벽 일부에는 불에 태운 송판을 붙였다가 떼어내 음각 무늬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난반사를 유도하여 소리가 공간에 머무를 수 있도록 했다. 창틀 역시 일반적인 알루미늄 대신 묵직한 주철을 사용해 소리의 진동감을 잡았다. 통창을 통해 임진강의 풍경을 담은 것도 우연이 아니다. 오 원장은 “음악은 자연 속에서 들을 때 더 큰 감동을 준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연령대가 다양하다. 데이트를 즐기는 20대 커플부터 브람스를 좋아하는 노신사까지, 각기 다른 이유로 이곳을 찾는다. 주 객석, 창가, 홀 중앙 등 위치에 따라 소리의 울림이 다르게 들리기 때문에 반복해서 방문하는 단골도 많다. 오 원장이 이곳에서 가장 감동적으로 들었던 곡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다. 20세기 독일의 지휘 거장 푸르트뱅글러가 베를린 필하모닉과 1943년 녹음한 버전으로, 콩치노 콩크리트에서는 당대의 앰프를 사용해 원음에 가깝게 재현한다. 입장료는 2만 원이며, 수·목요일은 휴무다. 주말에는 오 원장이 직접 DJ로 나서 선곡을 맡는다. 최근에는 웨스턴일렉트릭 스피커에 마이크를 연결해 소프라노 김희정과 피아노 3중주 공연을 진행하는 실험적인 시도도 선보였다. 그러나 이곳에는 카페가 없다. 그는 “여기는 음료를 마시며 대화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역사가 된 음악을 듣고, 음(音)의 세계를 인식하는 공간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공간의 본질을 단적으로 설명하는 한마디다. 콩치노 콩크리트는 단순히 오래된 스피커를 전시하는 곳이 아니다. 이곳은 거장들이 연주했던 시대의 소리를 복원하고, 현대에서도 그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음악 감상의 성지다. 거대한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음향을 따라가다 보면, 100년 전 거장들의 연주가 살아 숨 쉬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의 가치를 놓치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콩치노 콩크리트는 단순한 청음실이 아니라 하나의 성소와 같다.
- 호그와트의 선율이 서울에! 해리 포터 콘서트가 온다Culture16일전
세종문화회관이 오는 5월과 10월, 해리 포터 팬들을 위한 특별한 음악 경험을 선사한다. ‘해리 포터 필름 콘서트’는 영화와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를 결합한 독특한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마법 같은 시간을 선물할 예정이다.5월 16일부터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여섯 번째 시리즈인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인 콘서트’가 공연된다. 이어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는 일곱 번째 시리즈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파트 Ⅰ 인 콘서트’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이 시리즈는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글로벌 테마 엔터테인먼트와 씨네콘서트가 제작해 2016년 처음 선보였으며, 전 세계적으로 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은 인기 공연이다.국내에서는 2019년 처음 소개된 이후, 세종문화회관의 대표 기획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앞선 다섯 작품을 지휘한 마에스트로 시흥 영이 이번에도 지휘를 맡아 성남시립교향악단과 함께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이번 공연에서 선보이는 음악은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여섯 번째 시리즈인 ‘혼혈 왕자’의 음악은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른 작곡가 니콜라스 후퍼가 맡았으며, 일곱 번째 시리즈인 ‘죽음의 성물 파트 Ⅰ’의 음악은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작품이다. 데스플라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킹스 스피치’ 등에서도 음악을 담당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작곡가다.세종문화회관은 공연을 앞두고 팝업 스토어를 운영해 관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지난해 세종문화회관 내에서 진행된 팝업 이벤트는 약 500명의 시민이 참여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더 현대 서울 지하 2층 아이코닉 존에서 4월 24일부터 30일까지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해리 포터 관련 MD 상품 판매, 코스튬 체험, 포토 부스 등을 통해 관객들이 마법 같은 순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해리 포터와 함께 성장한 젊은 관객들이 오케스트라 연주를 통해 클래식 음악에 흥미를 느끼고, 가족 단위 관객들이 공연과 이벤트를 통해 예술을 일상 속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해리 포터 필름 콘서트 티켓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와 주요 온라인 예매처에서 구매 가능하며, 특별한 좌석 경험을 제공하는 SUITE석은 세종문화회관에서 단독 한정 판매된다. 입장권 가격은 3만 원에서 15만 원까지 다양하다.이번 해리 포터 필름 콘서트는 영화와 음악이 결합된 독특한 공연으로,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하며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줄 것이다.
- 궁궐에서 만나는 봄의 낭만, 8일부터 축전 예매 오픈Culture16일전
서울의 5대 궁궐과 종묘가 활짝 열리며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2025 봄 궁중문화축전'(이하 축전)이 오는 26일부터 5월 4일까지 9일간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이 주최하는 이번 축전은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경희궁과 종묘에서 다채로운 전통문화 행사를 선보인다. 축전의 사전 예약 프로그램 예매는 8일 오후 12시부터 티켓링크를 통해 시작된다.축전의 서막을 여는 개막제는 25일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펼쳐진다. 서울시극단장 고선웅 감독이 연출을 맡아, '꽃이다!'라는 주제로 전통예술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화려한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이 개막제는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축전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시간여행, 세종'은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재현한 체험형 복합 행사다. 경복궁 전역에서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하루 2회씩 진행되며, 회당 40명이 참여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세종대왕의 업적을 직접 체험하며 역사와 전통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창경궁에서는 한복을 입고 창덕궁까지 이어지는 데이트 코스 '한복 입은 그대, 반갑습니다'가 30일부터 5월 4일까지 운영된다. 이외에도 창덕궁에서는 아침 숲길을 거닐며 고궁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침 궁을 깨우다'와 한복을 입고 성정각 등 전각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왕비의 옷장' 프로그램이 마련된다.경희궁에서는 26일부터 28일까지 야간 투어 프로그램인 '경희궁 밤의 산책'이 진행된다. 관람객들은 조용한 밤의 궁궐을 거닐며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한, 경복궁 근정전에서는 5월 3일부터 5일까지 '고궁음악회 - 100인의 여민동락'이 열린다. 국악 명인 100명이 참여해 대취타, 여민락, 춘앵전 등 궁중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며, '임금이 백성과 함께 즐긴다'는 여민동락의 의미를 되새긴다.국가유산청은 사전 예약 프로그램 외에도 현장에서 바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궁궐을 찾는 관람객들이 축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체험과 이벤트가 마련될 예정이다.이번 '2025 봄 궁중문화축전'은 궁궐과 종묘를 중심으로 전통문화를 알리고, 시민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봄의 정취와 함께 전통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시간 속으로 떠나보자.
- '놓치면 후회각'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 열려Culture19일전
국가 최고의 사당인 종묘가 장엄한 음악과 아름다운 춤사위로 빛나는 밤을 맞이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이달 24일부터 5월 2일까지 종묘 정전에서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조선 왕실의 전통 제례 음악과 춤을 현대인들이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조선 왕실의 정신이 담긴 국가 제례 문화가 어둠 속에서 더욱 신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이다. 1395년 조선 태조 이성계가 창건한 이래, 조선 왕조가 존속하는 동안 왕실의 중요한 의례가 이곳에서 진행됐다. 종묘의 핵심 공간인 정전은 왕과 왕비들의 신위를 모신 장소로, 한국 단일 목조 건축물 중 가장 긴 형태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거행되는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은 조선 왕실의 유교적 가치관과 국가적 의례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유산이다. 종묘제례악은 종묘에서 제례를 지낼 때 연주하는 음악과 노래, 춤을 포함하는 궁중예술이다. 고려 시대부터 내려온 음악을 바탕으로 세종 대왕이 체계를 정립하고, 성종 대에 이르러 현재의 형태로 완성되었다. 종묘제례악은 조선 왕조의 권위를 상징하는 음악으로,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종묘제례악은 크게 두 가지 음악으로 구성된다. 보태평은 왕의 인자한 덕을 찬양하며 조선 왕조의 평화와 안정을 기원하는 음악이고, 정대업은 왕의 무공과 업적을 기리며 강한 왕권과 국가의 번영을 축원하는 음악이다. 이 음악에 맞춰 일무라는 전통 궁중 춤이 함께 펼쳐진다. 춤은 사용 도구에 따라 문무와 무무로 나뉜다. 문무는 깃털 장식이 달린 축과 집을 들고 추며, 무무는 전쟁과 무예를 상징하는 검을 들고 힘찬 동작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종묘제례악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야간 공연으로 진행되는 만큼, 어둠이 내린 종묘에서 울려 퍼지는 전통 악기의 깊은 울림과 절제된 춤사위가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은 종묘 정전 앞에서 펼쳐지며, 조선 왕실의 장엄한 의례 분위기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올해 공연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종묘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 30주년을 맞이했으며, 2020년부터 진행된 정전 보수 공사가 올해 마무리되었다. 이에 따라 더욱 정비된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전통 문화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은 총 9일간 진행되며, 회당 550명의 관객이 공연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티켓 예매는 오는 7일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에서 가능하며,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예매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어 한국의 전통 문화를 국제적으로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전통 음악 공연이 아니다. 조선 왕실의 정신과 철학이 담긴 역사적 예술을 직접 경험하는 자리다. 조선 시대 왕실의 제례 문화가 현대의 조명과 음향 기술을 만나 더욱 웅장하고 신비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어둠 속에서 울려 퍼지는 전통 악기의 깊은 선율과 절도 있는 궁중 춤은 관람객들에게 마치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국가유산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 대해 “종묘제례악의 예술성과 역사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라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독창적인 문화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을 통해 조선 왕실의 깊은 예술적 유산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조명하고, 종묘제례악의 가치와 의미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